로미의 여행정보창고
쌍동통닭, 백종원 3대 천왕 되고도 남을 ‘바삭’ 본문
원주 3대 통닭집 중 한집이 백종원 3대 천왕에 소개되면서 원주바닥이 들썩인다. 원주여행 계획하면서 고르는 맛집은 자연스레 통닭집이 되었다. 그놈의 3대 5대 맛집이 뭔지 하는 나이지만 궁금한 건 또 풀어야 직성이 풀리는지라 친구들과 함께 통닭원정대 결성. 원주 내려가는 기차안에서도 기대가 컸던 문제의 그 진미통닭을 방문했지만 기다리는 건 번호표 대기줄이요 그나마 한파에 밖에서 기다리지 않게 해주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 판이었다.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재. 그래서 우리가 선택한 건 원주 3대 통닭집 중 하나인 쌍동통닭이 되시겠다.
원주 3대 옛날통닭, 쌍동통닭
이런 통닭 맛본지 정말 오래다. 핫크리스피 질감의 튀김옷과 양념에 익숙한 내 입맛은 그 시절의 맛에 대한 기억이 가물하다. 그러고 보니 기억 속 핫크리스피 질감의 튀김옷이 대중화 되기 전의 튀김옷이 바삭했었나 싶기도 하다. 그러지 않아서 요즘 흔해진 그런 질감으로 바삭함을 인식하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원주에서 유명한 통닭집으로는 쌍동통닭, 풍전통닭, 남부통닭 그리고 백종원 3대 천왕에 나온 진미통닭이 있다. 방송 전의 글을 검색해보면 이 중 풍전과 진미는 둘 중 하나가 빠진 상태로 원주 3대 통닭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 같다. 쌍동과 남부는 무조건 포함되는 걸 보니 맛은 보장받은 셈.
주방에도 홀에도, 쌍동의 비밀
안쪽으로 안내 받은 방으로 가기전 막 튀김옷을 입히는 장면이 보이길래 구경해도 되는지 여쭤보니 흔쾌하게 허락해주시고 돌아서서 닭 튀기는 일에 여념이 없으시다. 우리도 튀김옷 입고 튀겨지길 기다리는 닭들을 구경한 후 돌아서는데 주방에 있어야 할 분이 홀에 계신다? 그럼 주방에 뒤돌아 서있는 저분은? 알고보니 이집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쌍둥이 사장님이 대를 이어 이곳에서 장사를 하시는 것이었다. 두분의 어머님이신 분이 원조 쌍동통닭 1대 사장님. 이 통닭집이 언 40년이 훌쩍 넘은 것을 보면 저 두 사장님의 나이를 짐작하게 하고 이들이 장성하는데 이 통닭집은 든든한 버팀몫이 되었을 것 같다. 그들에겐 이 통닭집이 어머니다. 이젠 두 사장님이 이 통닭집을 지키고 키운다.
투박함과 소박함, 세남자가 꾸려가는 통닭집
방으로 안내받고 후라이드 한 마리 주문했다. 무와 함께 주문한 맥주를 가지고 들어오시며 ‘남자들끼리 하는 가계라 투박하죠?’ 하며 웃으시는 모습이 이 가게를 처음 발견했을 때 그 오랜느낌에서 오는 푸근함을 기억하게 한다. 소박한 미소가 투박한 남정네의 손길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 같다. 투박한 남정네의 손으로 전해진 맥주 한잔 시원하게 들이키며 후라이드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다음 잔부턴 후라이드와 함께.
소리가 맛있는 치킨, 바삭
‘바삭’ 치킨을 입에 베어 물을 때 정말 이 소리가 날까? 흔히 TV광고를 보면 각종 치킨광고에서 후라이드를 먹는 장면에서 그런 소리를 내는데 ‘글세?’ 그 광고 속 치킨을 먹을 때 내 입에서 그런 소리가 나는 것 같진 않았다. 근데 웬걸. 이 집 후라이드에선 그런 소리가 난다. 내 입에서 그리고 내 동무의 입에서. 방금 갓 튀겨 내어온 후라이드라 그런 걸까? 진심 이 소리를 녹음해보고 싶었지만 머리는 그렇게 생각할지언정 손은 한조각 한조각 집어들기 바쁘고 입은 바삭바삭 소리내느라 바쁘다. 일단, 넣어둬. 넣어둬.
후라이드 오랜만, 양념안녕
솔직히 말하면 난 양념되어 있는 것을 더 좋아한다. 바베큐도 소금구이 보다는 양념바베큐. 치킨도 당연 양념치킨. 이집은 나의 기대와 반하게 양념치킨은 판매하지 않고 대신 양념을 같이 준다. 그래서 취향에 따라 양념을 찍어먹으면 되는데 후라이드의 바삭소리가 어찌나 정겹던지 양념에 그 소릴 죽이기 싫어 그냥 후라이드로 쭉 맛보았다. 오랜만에 후라이드와 맥주 한잔 들이키니 좋네. 좋아! 양념, 오늘 하루는 쉬어가도 괜찮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