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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을 거닐다, 낙동정맥트레일 2구간 본문
몇해전 유럽의 어느 계곡을 달리는 협곡열차가 한반도에도 생겼다. 봉화 오지를 오가는 V트레인이 생기고 인근에 낙동정맥트레일이라는 트레킹 구간이 형성되었다. 보통 기차여행과 연계하여 소개되고 있는 낙동강 세평 비경길과 체르마트길이 있는데 이와는 다른 길로 오지의 탐험을 나선다.
트레일의 시작점을 찾아, V트레인
낙동정맥트레일 2구간은 승부역에서 분천역을 잇는 트레일구간으로 배바위재를 넘는다. 다시 찾을 분천역을 뒤로한 채 승부역으로 떠나는 V트레일에 몸을 싣는다. V트레인은 체르마트길의 시작점인 비동승강장을 지나 오지의 비경을 지나치며 승부역으로 향한다.
배바위재를 넘는, 낙동정맥트레일
낙동정맥트레일은 총 3구간으로 나뉘는데 오늘 걸을 2구간은 승부역을 시작으로 배바위재를 넘어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비동마을을 지나 분천역으로 향한다. 낙동강 비경 세평길을 갈 때 물길 건너 보이던 그곳이 배바위재로 넘는 길인데 늘 그 언저리에 있던 식당만 이용하다 처음으로 그곳을 넘으려고 하니 설래 인다.
배바위재에 올라 숨을 고르며, 쉼터
비교적 쉬엄쉬엄 오를만한 길이 이어지다가 계단이 이어지면서 숨이 가파오른다. 끝이 보일 것 같지 않는 오름의 끝에 닿으니 데크가 나오고 숨을 고른다. 이곳에서 반대편으로 내려가면 비동마을이 나타나고 좌측으로 오르면 배마위산 정상이 나오는데 이 지점에서 왕복 4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비동마을 가는 길, 숲속산책
숨을 고르고 산을 내려가면서 숲의 시원함을 즐긴다. 인공적이지도 않고 적당한 온도와 습도로 걸음을 편하게 도와준다. 옆으로 따라 흐르는 얌전한 계곡을 보며 걷다 그 안에 발을 담가보기도 한다.
비동마을에서 몸보신, 닭백숙
산을 다 내려와서 마을에서 준비해주신 닭백숙으로 몸보신을 해본다. 계곡을 옆에 두고 정성 가득한 백숙을 한그릇 비우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뜨끈한 국물 속 살코기와 죽 한그릇을 싹싹 비울 무렵 불어오는 산바람은 다음을 기약하게 만든다.
기차길 옆 분천가는 길
충분히 먹고 쉬니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완만한 경사로 이어지니 어느샌가 내 옆에 철길이 다가왔다. 아쉽게도 그 레일 위 주인은 만날 수 없었지만 소박한 기차길 옆 풍경에 취해 분천역으로 가는 길은 흐믓하기만 하다. 이 길이 아름다워서 일까? 허기를 채웠던 닭백숙 때문이었을까? 함께 걸은 이 때문이었을까? 아마도 그건 모든 요소가 절적히 조합되어일 것이다.